관광비자라고 부르지만 실제로 묻는 목적은 다양합니다. 부모님을 초청해 오래 모시고 싶다는 분, 미국에 있는 자녀 집에서 몇 달 지내려는 분, 출산을 미국에서 하려는 분, 그리고 ESTA로 가도 되는데 굳이 비자를 받아야 하는지 묻는 분까지. 이름은 같은 B-2인데 목적마다 답이 다릅니다.
그런데 B-2가 허용하는 활동의 범위는 규정에 꽤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고, 그 안에 들면 되고 밖이면 안 됩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B-2로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먼저 가르고, 가족방문·장기체류·출산 세 가지 목적이 각각 어디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서류를 어떻게 준비하는지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B-2로 할 수 있는 일, 없는 일
B-2는 관광, 가족과 친구 방문, 치료, 친목 행사 참석처럼 일시적인 방문 목적에 발급됩니다(9 FAM 402.2-4). 그러니까 부모님을 모셔 오는 것도, 자녀 집에 머무는 것도, 결혼식이나 졸업식에 참석하는 것도 모두 B-2의 본래 용도입니다.
반대로 미국에서 일하거나 학교에 정식으로 다니거나 급여를 받는 활동은 B-2로 할 수 없습니다. 무급 인턴도 마찬가지입니다. 급여가 없더라도 미국 회사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관광이 아니기 때문에 B-2의 범위 밖입니다. 참고로 은행 계좌 개설 같은 것은 비자와 무관한 은행 정책의 문제라서 비자 심사 대상이 아닙니다.
가족방문, 초청장이 있어야 하나요
가족방문은 B-2에서 가장 흔한 목적이고, 초청장은 필수 서류가 아닙니다. 영사가 보는 것은 초청장의 유무가 아니라 방문 목적이 자연스러운지와 방문 뒤 돌아올 이유가 있는지입니다.
그래서 서류로 준비할 것은 두 방향입니다. 미국 쪽으로는 방문할 가족의 신분과 관계를 보여주는 것, 예를 들어 자녀의 체류 신분 서류와 가족관계증명서입니다. 한국 쪽으로는 돌아올 이유입니다. 직장인이면 재직증명서, 은퇴하신 부모님이면 연금 수령 내역이나 부동산, 배우자가 한국에 남는다면 그 사실도 돌아올 이유가 됩니다. 은퇴하신 분은 직장이 없다는 점이 약점처럼 보일 수 있는데, 그 대신 자산과 가족이 한국에 있다는 점으로 설명하면 됩니다.
장기체류, 6개월까지 있어도 되나요
B-2로 입국하면 입국심사관이 체류기간을 정하고 보통 최대 6개월까지 부여됩니다. 그러니까 규정상 몇 달 머무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는 그 기간을 무엇으로 설명하느냐입니다.
예를 들어 자녀의 출산을 돕기 위해 석 달 머문다면 목적이 분명합니다. 반대로 "그냥 오래 있고 싶어서"는 영사와 입국심사관 모두에게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6개월을 꽉 채우고 잠깐 나갔다가 다시 6개월을 들어오는 패턴이 반복되면, 다음 입국심사에서 사실상 거주하는 것으로 보고 입국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장기체류는 "이번 방문에 왜 이 기간이 필요한가"를 준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출산 목적, 지금은 원칙적으로 안 됩니다
이 부분은 규정이 바뀐 지점입니다. 2020년부터 미국에서 출산해 자녀에게 시민권을 얻게 하려는 목적의 방문은 B-2가 허용하는 활동이 아니라고 규정에 명시됐습니다(9 FAM 402.2-4). 출산이 임박한 신청자는 그 목적으로 추정되고, 신청자가 그렇지 않다는 점을 입증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예외는 의료 목적입니다. 미국에서 치료를 받아야 할 의학적 이유가 있고, 치료 계획과 비용을 감당할 준비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면 치료 목적 B-2로 검토됩니다. 다만 이것은 출산 자체가 아니라 미국에서 받아야 하는 치료가 핵심이어야 하고, 일반적인 출산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임신 상태로 관광 목적 비자를 신청하는 것 자체가 금지는 아니지만, 출산 시점과 체류 계획이 겹치면 질문이 집중됩니다.
직접 준비하는 방법, 어디서 무엇을 뗄까
먼저 DS-160을 작성합니다. 방문 목적은 실제 그대로 적습니다. 가족방문이면 방문할 가족의 이름과 관계, 주소를 적고, 체류 예정 기간은 실제 계획대로 적습니다. 짧게 적는 것이 유리할 것 같아 계획과 다르게 적으면 인터뷰나 입국심사에서 앞뒤가 맞지 않게 됩니다.
다음은 돌아올 이유 서류입니다. 직장인은 회사에서 영문 재직증명서를 받고, 사업자는 사업자등록증과 소득금액증명원을 홈택스에서 영문으로 발급받습니다. 은퇴자는 연금 수령 내역과 부동산 등기부등본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계좌 서류는 잔고증명서와 최근 6개월 거래내역을 인터넷뱅킹에서 영문으로 받습니다.
가족방문이라면 미국 쪽 서류를 더합니다. 방문할 가족의 체류 신분을 보여주는 서류 사본과, 정부24에서 영문으로 발급한 가족관계증명서입니다. 초청장은 필수가 아니지만 가족이 써서 보내주면 목적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인터뷰 답변을 정리합니다. 누구를 만나러 가는지, 얼마나 있을 건지, 돌아와서 무엇을 하는지, 이 세 가지를 서류와 같은 내용으로 짧게 답할 수 있으면 됩니다.
흔한 오해, 비자가 있으면 ESTA도 신청해야 한다
B-1/B-2 비자를 이미 가지고 있으면 ESTA는 필요 없습니다. 비자가 무비자보다 상위이고, 유효기간 안에는 비자로 입국하면 됩니다. 반대로 ESTA로 갈 수 있는 사람이 굳이 B-2를 받을 필요도 없습니다. 90일 안에 돌아오는 관광이면 ESTA로 충분하고, 90일을 넘길 계획이거나 ESTA 자격에 걸리는 사유가 있을 때 B-2를 받습니다.
또 하나는 관광비자로 오래 있다 보면 나중에 신분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B-2로 입국해 학생이나 취업 신분으로 바꾸는 것은 가능한 경우가 있지만, 처음부터 그 의도로 관광비자를 받으면 허위 진술이 됩니다. 목적은 신청할 때의 목적이어야 합니다.
정리
B-2는 관광·가족방문·치료·친목 행사 같은 일시 방문에 쓰는 비자이고, 일하거나 학교에 다니는 것은 무급이라도 안 됩니다. 가족방문은 초청장보다 돌아올 이유가 중요하고, 장기체류는 "왜 이 기간이 필요한가"를 준비하면 됩니다. 출산 목적은 2020년부터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고, 의료 목적 예외만 검토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현재 B1/B2 비자가 있는데 ESTA 신청해야 하나요? A. 필요 없습니다. 유효한 비자가 있으면 그 비자로 입국하면 되고, ESTA는 비자가 없는 사람을 위한 무비자 절차입니다.
Q. 미국 관광비자로 무급 인턴 해도 합법인가요? A. 안 됩니다. 급여가 없어도 미국 회사에서 업무를 하는 것은 관광이 아니라서 B-2 범위 밖이고, 나중에 다른 비자 신청에서 문제가 됩니다.
Q. B2 관광비자 기간 내에 캐나다 다녀와도 되나요? A. 됩니다. 다만 캐나다에 다녀온 뒤 다시 미국에 들어올 때 새 입국심사를 받고, 캐나다 체류가 미국 체류에 합산되는 경우가 있으니 전체 기간이 처음 부여된 체류기간 안에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